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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 BC : 아무 생각없이 볼만한 영화.

  지난주 토요일(15일) 개봉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10,000 BC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의 포스터를 보고는 완전히 '감동(?)'한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이루어진 6명의 단체관람이었습니다. 물론, 비용은 포스터에 반해버린 그 친구가 계산하였기 때문에 별 부담 없이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포스트 내용 중 스포일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낀 점은 '허무하지만 재밌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하면, 극장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피식거림이 이상하다거나 불쾌하게 느껴지지 않는 영화가 바로 이 영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재미있는 장면들도 꽤 있고, 결정적으로 허무하게 웃음을 이끌어내기는 하지만, 썩 불쾌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화의 장르를 분류하자면 (의도하지 않은)코미디 성향의 고대 배경의 액션물이라고 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스틸사진

  영화는 초반부터 심상치 않은 전개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중반부로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허무개그를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뭐랄까, 글로 옮겨 놓으면 '그게 뭐?'라고 할만한 내용들이지만 극장에서 큰 기대를 품고 보다 보면은 '어째서!!!'라고 마음속으로 외칠 장면들이 숱하게 쏟아집니다.

  몇 개만 예를 들자면, 송곳니와 드레이(남자 주인공, 스티븐 스트레이트)가 처음 대면할 당시 송곳니와 싸우거나 죽일 것이라는 관객들의 기대를 철저히 외면하고는 이러한 대사를 날립니다.(정확하지는 않지만 이러한 느낌의 대사입니다)

알았어, 살려줄게. 하지만 날 잡아먹지는 마.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식 홈페이지 스틸사진

  사실 포스터나 예고편을 보신 분이라면, 송곳니와 인류의 싸움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하려나보다 하는 순간, 이러한 관객의 기대를 한마디 대사로 뭉게버립니다. 그리고, 이 대사 이후 송곳니는 드레이와의 약속(!)을 지키듯이 그냥 사라집니다. 하물며, 나중에는 드레이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은혜를 갚기도 합니다. 송곳니와 인류의 대결을 보러 왔건만, 송곳니와 주인공의 멋진 의리(?)를 보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송곳니가 출현하는 신은 모두 합쳐서 딱 2신입니다.

  송곳니가 드레이를 도와주는 장면 직후 아직 혼란에서 회복되지 않은 관객들에게 또 한번의 허무개그가 작렬합니다. 산 건너, 물 건너 어쩌다가 만난 원주민이 주인공 부족 야갈어(영어)를 알아듣는 것입니다! 이 때 대사 작렬.(이런 느낌)

나쿠두(원주민, 조엘 버겔): 송곳니와 대화했어?
틱틱(야갈족 지도자, 클리프 커티스) : 어떻게 우리 말을 하지?
  아.. 이건 뭐랄까. 물론, 이 부분은 주인공의 아버지가 먼저 그 곳에 도착했었고 언어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나쿠두를 친구로 사귀었다는 사실로 해결됩니다. 얼마나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못하는 언어가 없습니다. 관객들이 느끼는 허무함만 커져갈 뿐입니다.

  이러한 장면들 외에도 여기저기서 중요한 순간만 되면 영화는 한번씩 허무함을, 때로는 허탈함을 날려줍니다. 그 중 클라이막스는 ...

(강한 스포일러 포함. 보실 분만)

  끝까지 잘 견디며 영화를 보신 분들도 이 마지막 장면에서 무너지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장면에서 어김없이 나타나는 허무함만 극복한다면 영화는 재미있어집니다. 마냑 사냥신이나 시조새 비스무리하게 생긴 식인새의 공격신, 피라미드 건설신 등등은 눈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또한 피라미드 건설 현장에서는 '신(파라오)'을 가리켜..

별에서 내려왔다는 이야기도 있고, 자신들이 살던 땅이 물에 가라앉아 왔다는 이야기도 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공식홈페이지 스틸사진

  라는 대화를 나눕니다. 이집트 고대 문명이 우주로부터 전해졌거나, 아틀란티스 문명의 후손이라 암시하던 부분인데 잠시 생각해 보면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그 외에도, 우리 나라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남자주인공의 멘토 역할인 야갈족의 지도자 '틱틱(클리프 커티스)'이 신현준씨를 너무 닮았습니다. 때문에, 틱틱이 나올 때면 신현준씨가 계속해서 떠오르죠. 무시할 수 없는 재미를 안겨줍니다. 오른쪽 그림에서 왼쪽이 틱틱, 오른쪽이 드레이입니다. 눌러서 확인해 보세요.

  뭐랄까. 단적비연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디워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재미와 볼거리를 가지고 있는 영화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고민해야 할 부분도 없고, 보고 나서 슬퍼할 일도 없고, 그렇다고 보면서 시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즉, 킬링타임용으로 추천할만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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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네마천국 2008/03/18 18:03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나름 열심히 만들기는 했지만...ㅎㅎ

    • 2008/03/19 19:06

      그러게 말이에요.
      포스터 낚시도 너무 심했고, 여러모로 아쉬웠어요.ㅎ

  2. 노란장갑 2008/03/18 20:03

    저도 이영화보고싶은디.. 글잘읽고 갑니다 ~~

    • 2008/03/19 19:06

      감사합니다 :)

  3. 312 2008/03/19 11:46

    저만 '틱틱=신현준' 으로 생각했던게 아니었군요..ㅎㅎ
    아쉬운 영화... 동감합니다..^^

    • 2008/03/19 19:07

      생각해보면, 틱틱도 은근 개그캐릭의 분위기를 풍겼었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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