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는 1월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시장이 항상 효율적으로 움직이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표적 이상현상의 하나로서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찾아 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올 해에는 적어도 이 현상을 피부로 느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1월 14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대비 125.57 포인트 하락, 즉 - 6.64%의 수익률 하락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지요. 통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종합주가지수는 1월에 6.45%의 상승률(1998~2003)을 보여 왔던 것을 비추어보면 실로 1월 효과의 상실이 아니라 1월 역효과의 발생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2008년은 '경제를 살리겠다'라는 구호 아래 시장원리의 적극적 도입 및 친기업 정부를 천명한 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직에 오르는 첫 해기 때문에 1월 효과가 큰 폭으로 나타나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말이지요. 물론 이러한 주가지수 급락에 대해 인수위 관계자 및 조중동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 따른 일시적 위축이라고 설명하며 1/4분기가 지나면 곧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고 있습니다. 과연 그러할까요?
최근 나타난 종합주가지수 급락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 때문이라면, 아마도 미국은 우리보다 더 큰 폭의 급락을 가져왔겠죠? 그러나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증시 지표인 다우존스 및 S&P500은 1월 14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각각 - 4.18%, - 4.10%의 수익 하락을 보였습니다. 우리나라의 - 6.64% 하락에 비하면 예상보다 적은 하락폭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이 감기에 걸리니 우리는 독감에 걸리고 말았네요.
최근 주식시장 급락의 원인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악재도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국내적 요인이 가미된 것이라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이명박 정부의 탄생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증권시장 매력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아마도 1500선 부근까지 내려간 이후 그 선을 유지하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지, 그리고 앞으로 증권시장이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 생각되는 이유들이 무엇인지 짤막하게 짚어보겠습니다.
1. 부동산 가격 급등 전망
물론 이명박 당선인은 부동산 가격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선인이 밝히고 있는 재건축 정책이나 종부세, 양도세 방안 등을 살펴볼 때 향후 수도권 및 강북 재개발 예정지 등의 부동산 가격 폭등이 예상됩니다. 더군다나 무슨 일이 있어도 진행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대운하 정책으로 인해 대운하 예정지 인근의 부동산 투기 열풍이 예상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시장으로 투기 자금이 몰려들게 될 경우 자연스럽게 증권시장에서 돈이 빠져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2. 시장 투명성 저하
친기업정부를 천명하고 나선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은 대기업에게 최적화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대기업이 활동하는데 있어서 제한을 주는 모든 규제들을 풀고 완화하여 주겠다는 것으로서 대표적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및 금산분리법 폐지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은 대기업들로 하여금 떳떳하지 못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면죄부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IMF 이후 지적된 국내 재벌기업들의 불투명한 경영에서 비롯된 각종 문제점을 해결하고 투명성을 높여 책임경영 및 주주의 권리 및 부 극대화를 위해 도입된 제도들을 이렇게 풀어버린다면 공정한 경쟁을 방해함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시장 자체의 경쟁성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이는 국내에 투자할 수 있었던 해외 자본들이 보다 투명성이 높은 다른 국가로 발길을 돌리게 할 것입니다.
3. 경제의 대미의존성 확대
이명박 당선인은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친미정책을 보다 많이 펼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더욱 키워 우리나라 경제의 대미의존도를 더욱 높일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미국 증권시장의 위기가 빠른 시일내에 극복되지 않을 것이라 보여지는 시점에서 우리나라만 장미빛 미래를 꿈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오히려 미국 증권시장이 장기 불황에 빠져든다면 대미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우리나라 역시 증권시장의 침체는 불보듯 뻔한 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4. 대운하
마지막으로 대운하입니다. 지금 전세계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의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입니다. 또한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미 중국은 유인우주선을 쏘아올렸고, 일본은 달에 기지 설립을 추진중이며, 지금 이순간에도 미국과 일본의 연구실에서는 정부지원하에 나노기술과 및 탄소와 유기물 등의 신소재 연구를 위해 땀흘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청계천에 고무된 이명박 당선인에 의해 초대규모 토목공사를 준비중입니다. 그 공사에 들어갈 자금 또한 상상을 초월할 막대한 금액입니다. 그것이 정부출자이던, 민자출자 방식이던 그 공사에 쓰일 자금은 국내 자본이며, 이는 그 자금으로 투자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산업들의 투자이익을 포기하는 기회비용을 고려할 때 가히 미친 짓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운하를 건설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은 고스란히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행위가 될 것이고, 이는 경제의 바로미터인 증시를 통해 나타날 것입니다.
이상으로 우리나라 증시 전망이 절대 밝을 수 없을 것에 대한 원인들에 대해 짤막하게 알아보았습니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수많은 다른 이유들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소식들도 있을 수 있을 것이지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상 증시가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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