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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과 시민의 싸움은 그들의 간절한 바램.

  헌법에 보장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집회 참가자들. 그리고 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공권력. 이 속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전경으로 대변되는 공권력에게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는 또다른 공권력에 의해 현장에 투입된 전경들 역시 자신들의 피곤함과 귀찮음, 상부로부터의 압력을 집회참가자들의 잘못으로 전가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따라서 이러한 대치상황은 명분이 어떤것이 되었던 감정싸움으로 흘러가기 쉽다. 특히 이번처럼 두달 가까이 대치상황이 지속될 경우에는 그 집회의 명분보다 현장에서 마주보고 서있는 전경 vs 시민들의 갈등 양상으로 흘러가기 더욱 쉽다.

  더군다나 시민과 전경의 감정싸움으로 전이되다보면 본래 모인 명분(전경들 뒤에 숨은 세력에 대한 비판과 비난)보다는 몇몇의 돌출행동이 더욱 부각되는 경우가 있다.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전개시키기 위한 몇몇 세력의 정치적 의도가 포함된 것일 수도 있고, 현장을 보고난 분노에서 발현된 것일 수도 있고, 최근 같은 경우 돈벌이를 위해 더욱 자극적인 장면을 담으려는 언론사들의 욕심이 빚어낸 결과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감정싸움에서 생겨난 몇몇 돌출행동이 본질을 가려버린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러한 경우 가장 득을 보는 세력은 누구일까? 두말할 것도 없이 전경 뒤에 숨어있는 국가지도층, 즉 시민들이 분노를 느끼는 본원적 대상이자, 전경들로 하여금 원치 않는 진압을 강요한 그들이다. 시민들과 전경들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록 전경 뒤에 숨어있는 이들의 잘못과 그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보다 몇몇 돌출행동이 더욱 주목을 끌게됨으로서, 본래 전경들 뒤에 숨어있는 세력에게 돌아가야 할 비판의 목소리가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 본원적 비판(혹은 비난)의 목소리가 들어서야 할 자리에, 몇몇 돌출행동을 일반화시킨 여론의 우려가 자리를 잡게 되며, 어느새 집회의 명분마저 위협받게 된다.

  결국, 모든 갈등의 최초 제공자인 그들(전경 뒤에 숨어있는 세력)에게 돌아가야 할 비판과 비난은 집회 참여자로 옮겨지게 되며, 여론의 힘을 잃게된 집회는 사그라지게 된다. 결국 어떠한 것도 해결되지 않은채 전경들과 시민들 사이의 감정의 골만 깊게 패어놓을 뿐이다.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전경뒤에 숨어있는 그들은 프로라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과 같이 국민 여론이 들끓었을 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은 집단이다. 도덕적으로 결함 많고, 무능한 그들이 아직까지 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들이 진압의 프로이기 때문이다.

  ① 그들은 자신들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전경들을 내세워 집회참가자들의 불만을 자신들에게서 전경으로 옮길 줄 안다. 이 때 효과적인 것은 전경들의 강경진압을 묵인하는 것이다. 후에 문제가 생기면 경찰 관계자 몇명을 경질하면 될 뿐, 그들에게는 전혀 해가 가지 않는다.

  ② 또한 언론 플레이를 할 줄 안다. 경찰의 강경진압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시민들의 저항 수위는 높아지기 마련인데, 그들은 시민들의 저항수위에 포커스를 맞추어 불법폭력시위라는 딱지를 붙여 여론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드는데 익숙하다. 언론의 힘을 사용함에 따라, 자신들이 직접 움직이지 않고도 집회 참가자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

  ③ 물을 흐릴 줄 안다. 흔히 프락치라고 불리우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일각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이야기들이 있으나 엄연히 존재하는 전술적 수법이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자신들의 첩자를 집회 참가자들 속에 잠입시켜 집회의 영향력이나 명분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강경파로 위장하여 언론플레이할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④ 그리고 그들은 느긋하게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있다. 시민들과 전경들의 대치가 길어진다고 하여도 당장 그들에게 돌아가는 위해는 전혀 없다. 대치 상황에서 일부 시민들 및 경찰들이 심각하게 다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손해볼 것이 없다. 오히려, 시간을 무기삼아 기다릴 줄 안다. 기다리다보면 시민들과 전경들 사이에 감정적 골이 생기고 그로인해 자신들이 언론플레이할 '꺼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집회가 오래될 수록 시민들의 피로도가 올라가 참여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비록, 그들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거나 이해한 것이 아닌, 단지 피로도가 올라감에 따라 참여 빈도가 줄어들 뿐이지만 그들은 이 때를 기다려 한 번에 밀어붙이줄 알고 있다.

  ⑤ 결정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작은 것을 내어줄 줄 안다. 큰 요구 대신 작은 요구를 들어주면서 그 것을 과대 포장하는 법 역시 뛰어나다. 이러한 전략을 사용해 언론을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고, 집회 참가자들의 명분을 줄여나갈 줄 안다.

  이 외에도 무수한 전략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전체를 관통하는 그들의 전략은 단 한가지. 언론플레이뿐이다. 그들이 되었건 집회 참여자가 되었건 승패는 누가 여론의 힘을 얻느냐이고, 그들은 여론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장기전으로 돌입하거나, 이야기를 들어주는 척 하거나, 집회참가자들에게 불리한 상황을 연출해내는 것들은 그들에게 너무나 쉬운 것들이다.

  그렇다면 집회 참가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사실상 지도부가 없는 현재의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돌출행동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치명적 단점을 가지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이 여론의 힘을 얻기 위해서는 '비폭력 시민불복종'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일부에서는 폭력없는 불복종은 굴종일 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이제는 폭력을 써야할 때가 되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하는데, 누구에게 폭력을 쓸 것인가? 저들이 친 바리게이트(전경)에게? 그리고 어떠한 폭력을 쓸 것인가? 화염병과 파이프를 들고 싸울 것인가? 이러한 행동들은 그들의 주요 전략에 스스로 휘말려 들어가는 것과 같다. 순간의 분노를 이기지 못해 전체 집회참여자들의 명분을 약화시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집회 현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비폭력 불복종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현장에서의 비폭력 불복종만큼 중요한 것은 정부의 언론플레이에 대항하는 것이다. 그들의 대국민 기만과 눈속임을 더 많은 국민들에게 더 정확히 알려내야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보수 언론이라는 강력한 수단이 존재하지만, 우리에게는 인터넷이 있다. 문제의 본질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는데, 모든 것이 해결된 것 마냥 말하는 그들의 행태를 똑똑히 알려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가장 중요하고 확실한 방법. 현장에 나가야 한다. 집회 순간만큼은 현장에 있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서 생중계를 보는 것, 해당 시간에 게시판을 통해 속보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 그들에 대한 분노(전경에 대한 분노가 아니다)를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 아무리 사이버상에서 100만, 200만의 국민들이 지켜볼지라도 현장에 1만, 2만의 참여자밖에 없다면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수밖에 없다.

  전경들 뒤에 숨어, 시민과 전경의 감정싸움을 부추기는 그들은 프로다. 비록 지난 10년동안 정권을 잡지 못했지만, 그들은 국민의 정당한 요구를 억압하고, 여론을 장악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것에 있어 수많은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한 프로들이다. 그들의 간계에 휘말리면 집회에서 피어올린 촛불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 속에서 꺼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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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선인장^^ 2008/06/27 11:44

    공감가는 내용입니다. 그들은 프로고, 그들이 여론전을 원한다는 것도 맞습니다.
    현장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것은 더더욱 공감이 갑니다.

    다만,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시위대의 폭력/비폭력을 나누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 같습니다.
    1. 국민의 생존권에 의한 폭력이 정당하냐라는 논쟁은 여기서는 필요없을 것 같고,
    2. 지금까지 비폭력으로 50일을 지나왔지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직도 폭력은 안되고 비폭력을 지켜야 한다는 전술이 유효한지 되짚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3. 이제 국민의 분노가 턱밑까지 올라와서, 분노를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자라는 말이 먹힐지도 의문입니다. 지금까지 국민들의 저항이 이성적으로 전략에 의해 비폭력적으로 진행되었던 적은 세계전체를 통틀어 유례를 찾기 힘들 겁니다. 분노는 분노대로 그대로 표출하는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합니다.
    4. 이젠 조중동과 정부의 여론전이 옛날만큼 안먹히는 듯 합니다. 정부가 강경할 수록 집회참가자 수가 느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마치 반대하는 듯 말씀을 드렸지만, 그렇지 않고 기본적으로 글 요지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저도 비폭력으로 지속해서 성과를 얻는게 바람직하다고, 현재까지는 전략적으로 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이후에 시위대가 점차 강경하고 폭력적이 되더라도 무턱대고 비난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 Dobiz 2008/06/28 11:30

      선인장님, 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저도 전경과 대치하는 시민들이 정부의 대국민 기만 수위와 전경의 진압 수위가 올라감에 따라 저항의 수위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바입니다. 때문에 국민들의 저항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몇몇 시민들의 돌발행동 수위가 너무 높아진다면 여론이 등을 돌릴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과, 결국은 정부여당의 전략에 휘말리는 것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을 주장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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